평면 영상은 올바른 삼차원 영상을 보여줄 수 없다
초점 범위 (depth of field)를 생각해 보자. 초점 범위는 당신이 멀리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록 (수정체를 가늘게 변화 시킬 수록) 길어진다.
만일 당신이 눈 앞 5cm에서 보았던 영상을 50cm 앞에 있는 모니터에 영사시킨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의 초점 범위가 3~7cm이었다고 하면, 모니터에서도 이에 맞는 부분이 초점이 맞아야 한다. 당신은 50cm 앞의 모니터의 초점이 맞는 부분에 당신의 초점을 맞출 것이므로 초점 범위는 약 40~70cm가 될 것이다. 아마 이것은 당신이 볼 수 있는 모니터의 전 범위가 또렷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상의 물체의 초점 범위 바깥 부분을 흐리게 하여 모니터에 투사하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만일 당신이 거의 무한히 먼 곳에 있는 풍경을 본다고 하자. 대충 30m에서 무한대까지가 초점 범위라고 가정하자. 이제 모니터가 5cm에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당신이 초점으로 하고 있는 모니터의 중심에서 약 7cm 이상 멀어진 곳은 흐리게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풍경 사진을 코앞에 두고 사진을 찍는다면 풍경 사진과 같은 사진을, 기존의 풍경 사진에 어떤 처리를 한다 해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 논의는 지극히 원론적인 것으로서, 실생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1) 모니터는 보통 우리의 눈에서 꽤 먼 곳에 놓여 있고, 이 때의 초점 범위는 보통 모니터의 대부분을 포함한다. 2) 설령 중심에서 먼 부분이 실제와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 눈의 주변부 해상도는 중심부 해상도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그 차이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3) 대부분의 경우 모니터는 밝은 환경에서 밝은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의 홍채는 조여져 있다. 홍채가 조여질 수록 초점 범위는 커지기 때문에, 역시 모니터의 대부분을 초점 범위 안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와 눈의 문제
다시 카메라와 눈의 문제, 즉 평면 초점 범위와 구형 초점 범위의 차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당신이 만일 3m 밖에 있는 벽에 새겨진 글씨를 보고 있는 것인지, 50cm 떨어져 있는 모니터에 있는 글씨를 보고 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다고 가정하자. 3m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초점 범위가 2.5m~4m라고 가정하면, 당신은 초점 중심으로부터 약 2.5m 지름의 구에 초점이 맞을 것이다. 이는 50cm 앞에 떨어진 모니터에서는 무려 지름 40cm의 원에 해당한다. 18인치 모니터의 가로 길이가 35cm가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큰 범위이며, 설령 그 밖의 부분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눈의 주변부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은 너무나도 미미하다.
반대로 당신이 10cm 떨어진 곳에 있는 벽을 본다고 가정하자. 초점 범위는 7cm ~ 16cm라고 가정하자. 반경 4cm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는 50cm 바깥 모니터에서 볼 때 20cm의 원에 해당한다. 대충 의미가 있다. 전처리로 blur filter를 주어서 보정된 화면을 주어서 실제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외눈 초점이 보정을 위한 가상 초점과 일치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럼 렘브란트 그림을 생각해 보자. 그가 초상화를 그렸을 때 아무리 가까워도 1m는 떨어져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내가 정의한 렘브란트 효과는 과연 실물에서 렘브란트가 그림을 그렸을 만한 거리 (약 20cm)에서 보았을 때 나타날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일 주위가 렘브란트가 그림을 그렸을 때와 같은 밝기일 때 - 아마 방은 암흑일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곳 주변에 빛이 있을 것이다 - 이 효과가 더더욱 잘 나타날 것이다. 홍채의 직경 변화에 따른 초점 범위의 변화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므로.
나의 예상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거리에 따른 수정체의 곡면 변화와, 그에 따른 초점 범위의 변화를 정확히 계산해 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주위의 밝기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홍채의 직경 변화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 Date
- 2007/03/17 20:21
- Category
- contemplation
- Tag
- Rembrandt
- Response
- No Trackback , 1 Comment
Comments List
-
어려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