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타워를 끝냈다. 일본 책은 언제나 담담한 문체인 것 같다. 살인을 해도 담담하고, 사랑을 해도 담담하고. 나도 역시 일상에서 그렇게나 담담하게 독백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일상을 그렇게 담담하게 향유해 나가는 것인가. 왜 무언가에 즐거워 하고 무언가에 슬퍼하는 걸까. 준우 형 말대로 반백년도 더 될 생애에 아무리 놀라운 일도 한 번 쯤은 스쳐갈 수 있을 만한 일인데.
요즘들어 세상과, 삶과 멀어지고 있다. 붕 뜬 느낌. 왜 나는 인간사 몇 천년 동안 딱 떨어지는 답이 나오지 않은, 어떻게 보이면 시간낭비인, 질문들에 대하여 골치를 썩이면서 시간을 보내는 걸까.
대학원 정하는 게 이제 귀찮다. 사실 어디를 가던 나 하기에 달렸다. 버클리 가면 될 것이 UW 가서 안 될 것도 없고, 또 그 반대도 아니고. 뭔 말 하면 사람들이 그래도 버클리 아깝다고 말 하는게 이해는 가지만 그것도 귀찮고. 솔직히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귀찮다 - 이번 한 달 동안 정말 징하게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닥 이제 도움... 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사실 아닌가. 어딜 가나 critical한 결정 요소가 없다면, 어디를 가도 못 한 선택은 아닐 것이니.
컴퓨터다. 우선 컴퓨터부터 꺼 놓고 생각하자. 내가 진정 세상과 삶에서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인지, 컴퓨터 중독에 의한 무기력함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건지 구분은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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