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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4 우리는 과연 특권층인가 (2)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터지만, 당장 꼽으라고 한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법, 가치관에 호소하는 법, 이성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일일히 독자들의 어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눈물로 호소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눈물 질질 짜면서 변명할 만큼 간사하지도 못하니 첫 번째 설득법은 집어 치우자. 평화라든가 자유라든가 평등따위의, 그럴 듯한 만큼 듣기만 해도 진저리나는 가치가 당신이 신봉하는 가치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가치에 호소하기도 뭣하다. 그러한 고로 감성 가치 죄다 집어치우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야기 해 보는게 나을 것 같다.

그것에 대한 피해가 전혀 없다면,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조금이라도 감정을 붙일 수 있는 상대 그 누구도 이 일에 상처를 받지 않는다면, 더군다나 그 살인이란 행위의 귀찮음을 충분히 보상해 주는 이득이 딸려나온다면, 난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 한 명을 죽일 것이다. 아주 합리적이다. 이성적이다. 깔끔하다. 지탄 받을 이유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내가, 부모님이 아니라 내가, 서울에 아파트를 한 스무 채 쌓아두고 있고, 거기에서 내가 전혀 관심도 갖지 않는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꼬박꼬박 월세 혹은 전세를 통한 이자를 지불해서 나의 여생을 편안히 해 주고, 이십 년 일한 보람으로 노후 안식을 위한 집 한 채 겨우 소유했는데, 팔 생각도 살 생각도 하지 않는 당신이 집 값 오를 때 마다 종부세 계속 뜯기다가, 집 값 폭락하는 그 날 한 푼 보상도 없이 그 곳에서 여생을 보내실 부모님 당신에 대한 연민이 전혀 없으며, 같은 이유로 내가 감정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많은 친구들과 친척들 그리고 생길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자손들에게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인한 연민의 감정이 전혀 없거나 혹은 그들이 섭섭해 하지 않을 만큼의 넉넉한 돈을 뒷주머니에 얹어 줄 여력이 있으며, 나보다 어떤 면에서든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사용하였던 이 '합리적'인 마인드를 사용하여 내게 피해를 줄 이유가 전혀 없고, 만에 하나 나보다 가난하고 못 사는, 내가 관심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 혁명이라도 일으켜 이로 인해 내가 얻은 수익 이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절대로 절대로 없다면, 나는 집 값을 올리는 정책에 찬성할 것이다. 그러면서, 똑똑하고 지혜롭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나 자신에게 갖은 칭찬을 퍼부을 것이다.

마치, 이런 거다. 내가 전혀 관심 두고 있지 않는 저 제상의 은하계가 - 비약적인 과학 발전을 아무리 고려하더라도 나와 내 자손들이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는 거리에 있는 - 하나 폭발하고, 그 댓가로 오늘 저녁 스시를 먹을 수 있다면, 폭발 시키는 거다. 왜 안 하는데? 혹 우주를 사랑하는 천문학자들과 환경론자들이 들고 일어나서 날 귀찮게 할 수도 있을 터이니, 그냥 상상만 하면 스시를 먹을 수 있다고 하자. 좋지. 근데 누가 백일몽 한 번 꿨다고 스시를 사 주려나?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아니,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특권층이라고 생각하나보다. 그 투표소까지 가서 도장 한 번 찍어주는게 그렇게나 대단한 일이라서, 스시 뿐만 아니라 갖은 이득을 다 제 손에 얹어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나보다. 어쩌다가 부모님이, 내가 아니라 부모님이, 서울 어딘가에 집 한 채 가지고 있고, 부모님이, 내가 아니라 부모님이, 뭐, 한 연봉 삼사천 만원 이상 받고, 적당한 한국 명문대에 다닌다는 사실이, 아, 그리고 고추를 달고 있다는 (그 매우 중요한) 사실이, 세계 경제 최강자라는 일본과 미국을 휘청거리게 했던 부동산 버블을 조장하는 정책을 펼치고, 군대라는 살인 전문 집단에 소속되어 자신의 인생의 황금기 중 2년을 보내며, 학벌과 지역주의에 찬성하고, 성차별은 물론 성매매까지 암묵적으로 찬성할 수 있는 근거 - 다시 말해서, 자신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 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혹은, 자신이 노원구에 산다는 사실이, 마치 자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권층이고, 그래서 그가 자기 자식을 친히 명문대에 '확실히' 들여보내 줄 것이며, 그 뿐만 아니라 그가 그 숱한 비특권층/비노원구민 배제 정책을 통해 자신에게 꽤 짭짤한 이익을 던져줄 것이고, 역시, 노원구에 살기 때문에, 그의 숱한 구라와 사기극 피해 받지 않을 만큼의 지성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서, 홍정욱을 찍은 사람들도 꽤 있는 듯 하다. 지방은 지방대로,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자신이 대한민국의 1%를 대표하는 특권층이라 믿어서, 대한민국을 그렇게도 새파랗게 물들여 주었나 보다.

역겨울 것 하나도 없다. 띠껍지도 않다. 비난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우리는 감정 가치 죄다 집어 치우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고 하잖아.
그런데, 그 근거, 정말, 정말, 꽤나, 부실하다.

2008/04/14 00:02 2008/04/14 00:02
Date
2008/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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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04/15 07:11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ST 2008/04/18 04:00 # M/D Reply Permalink

    군대에선 투표를 반.드.시 시킨다
    덕분에 어리버리한 훈련병 놈들 트럭으로 태워서
    근처 리에 있는 리사무소에 가서 투표 시키고 오는데
    군대에서 마저 투표를 할사람은 하고 말사람은 말고 하면
    대한민국 투표율이 얼마나 떨어질까-_- 생각이 들더라

    군대에서 휴가나가기전에 교육 하는것중에(뭐 다른 부대는 모르겠지만)
    하나가 여자 돈주고 먹지 않기.

    아 정말 내가 여기서 한동안 별명이 대한민국 0.1%였는데
    뭐 다들 전역해서 후임밖에 없으니까 나를 그렇게 부를만한
    녀석은 더 이상 없지만.
    개인 관물대에 좌우명 과 인생의목표 같은걸 써서 붙이는데
    동기녀석이 대한민국 0.1% 라고 써놨더라-_-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처다보고 말하고 하면
    그냥 아무 느낌이 안나 우쭐함,부끄러움,분노,자랑스러움
    뭐 이런게 하나도 없다 이거지 그냥 귀찬음 정도
    내가 생각하기에 뭐 나보다 집안이 훨씬 뛰어난 놈들도 많이 보았기
    때문 이기도 하고 그냥 뭐 그게 내돈인가 부모님 돈이지 하는 생각도 있고
    밖에서 작업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아저씨가
    자네 집이 요 근처지 않는가? 강원도 아냐? 뭐 이런 소리를 듣는
    사치스러움이 어울리지 않는 외모. 참 마음에 들어

    아 부대에 포스타가 와서 뒤지는줄 알았다.
    육군참모총장이라나. 육군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면서 국방부장관 바로
    밑이던가 삐까 뜨던가 하던 녀석. 이런 말도 안돼는 녀석이 온다고
    일주일내내 청소 하고 그분께서 들어오셔서 같이 점호 취하고 식사하고 등의
    3시간동안의 일과를 일주일내내 반복연습 대대안의 800명이 모두 숙달이 돼어
    각자 맡은 배역이 있어 3시간동안 보여주는 연극.
    실상은 사우스파크이지만 3시간동안만은 밤비 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노력
    아침 새벽 5시반 부터 일어나서 모든 청소를 다해 놓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마치 막 준비한거처럼 하여 아침운동을 700명이서 일관된 포즈와 타이밍
    마치 북한의 매스게임을 보는듯한. 나머지 신체적인 조건 으로인해 짤린 100명은 뒤에서 분주히 숨어 다니며 청소및 세팅을.
    아....뒤지는 줄 알았다.

    넬 기억을걷는 시간 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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