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한인회에서 졸업 파티를 열었다. 졸업 하고 각자 가는 길을 보면서, 정말 사람은 하나하나 다 개성있고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을 얼마나 헛되이 보내고 있었는지도. 글쎄,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다르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이것이 인연이기에 소중하다는 생각보다는, 생각이 맞는 친구들이기에 소중하다는 생각을 더욱 했으니까. 나와 별 공통점이 없다 해도 인연을 잊고 싶다는 노력의 성과로 생긴 인연이기도 하고. 음, 또 고등학교 동창은 백여명이 있지만, 대학교 한인 동창이라고 하면 열댓 남짓하니까 (내가 죄다 이름을 외울 수 있는 범위의 수다!), 정말 한 명 한 명 기억하고 싶게 되는 것 같다.

장례식장에서 그 사람의 이태까지의 생을 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제, 졸업식 파티에서도 그것을 약간 느낄 수 있던 것 같다. 사실, 졸업식에선 굉장히 초라할 지도 모르겠다. 한인들을 빼고는 그렇게 많은 인간관계를 쌓아오진 않았으니까. 1학년 기숙사 동기생들과, 한 손 안에 꼽힐 친구들과, CS 동기생들끼리 만나서 서로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게 전부일 듯 하다.

음, 그리고 방구석에 숨어 살았는데도, 날 기억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행복하다. 이름과 전공만 알고 있던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내게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나면, 이태까지 숨어 산 내가 죄스럽다. 특히, 자신을 망가트리면서까지 송별의 말을 준비해 준 상훈이와, 그 자리에 있던 뭇여성들의 마스카라를 죄다 시꺼멓게 번지게 만들어 준 동은이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

2007/05/13 21:51 2007/05/13 21:51
Date
2007/05/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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