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꿈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밤 중 밀물이 밀려오는 바다로 들어가다.
전에도 그랬지만, 바다는 따스하다. 그리고 어둡다. 불투명하다.
우유를 살짝 데워 먹을 때의 느낌이랄까.
절벽을 따라 계속 헤엄쳐 가다 그 위치를 발견한다.
그가 잠수를 하고는 무언가를 꺼내든다. 구했다. 이제 섬으로.
왔던 길을 돌아서 섬으로 간다.
헤엄을 치는 건지 꿈 속을 걷는 것인지 모르겠다.
섬에 도달. 비탈길을 걷는다.
내 방보다도 작은 공터가 나온다. 계단처럼 생긴 제단이 보인다.
검은 바둑돌과 같이 투명한 듯한 매끈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두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첫번째 층에는 두 마리 검은 두꺼비가 앉아있다.
그는 두번째 층의 한 가운데에 마지막 검은 두꺼비를 놓는다.
물 두 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다른 두 일행은 물이 몰려오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이제 나와 너밖에 남지 않았다. 의식을 거행해야 한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뿜어져나오는 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뒤에 떠있는 보름달이 그의 몸을 은백색으로 빛나게 한다.
알 수 없는 기운을 뿜는 제단.
달빛을 산란시키는 물줄기.
보름달.
깔려있는 검은 바다.
검푸른 색의 하늘.
흠잡을 곳 없는 완전한 육체.
그 어느 꿈에서도 그렇게 생생한 영상이 기억된 적은 없다.
내 삶 어디에서도 그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본 적도 없다.
아프로디테.
달의 요정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 광경에 빠져있던 나의 머릿속에,
그 단어가 산 속 절간의 종소리마냥 맴돈다.
그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멍청하게도 아프로디테라는 단어가,
그를 수식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잠에서 깬다.
죽음만치 안온한 세상에서 이 시린 새벽빛에 물든 푸른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후회부터 먼저 한다.
멍청한 자식. 멍청한 자식. 멍청한 자식.
그 빌어먹을 생각놀음에,
네 일생에서 다시 보지 못할 광경을 흘려버리고 말았구나.
- Date
- 2005/03/17 01:01
- Category
- phantasmag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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