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증오와 어떠한 감정들이 심리학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 사랑과 다른 긍정적이라 해석되는 감정들 역시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가 부모님께 관심을 갖기 위한 강박관념에 의해 왼손잡이가 되었다고 해석한다면, 나는 인간이 오른손잡이가 된 이유 역시 또래집단과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압박에 의해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 역시 어느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비정상적인 집착이고, 증오가 정신병적으로 해석되듯 역시 정신병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감정을 부정적이라고 함부로 부를 수 없다. 아무리 더러운 감정도 그것은 인간의 것이에 숭고하다. 우울함 역시 행복 만큼이나 소중하다. 질투 역시 사랑 만큼이나 고귀하다. 모든 감정은 감정 그 자체로써 소중하고, 가치 판단과 분석을 거부한다.
그렇기에 나는 프로이트를 필두로 한 심리 분석학의 일부를 긍정하며, 또 일부를 부정한다. 심리 분석학이 인간의 심상과 감정을 관찰하려는 시도에는 적극 찬성하나, 심리분석학이 '정신병'을 고치기 위하여 인간의 감정과 행위와 과거를 분석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 혹자가 '정신병'을 '일반 사회에의 부적응'이라고 정의내리며 인간을 사회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다면, 그 자는 나치 독일 당시 아리아인의 우수함을 떠벌이던 자 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말할 것이며, 혹자가 '정신병'을 '행복하지 않은 상태'라고 정의내리며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하고 있다 한다면, 당신의 말이 마약 밀매상의 자기합리화나 안락사의 변명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을 것이다.
난, '왼손잡이에겐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이라는 말이 인종 차별 혹은 동성애자 비하만큼 위험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궤변적이고 억지스럽게 주장을 해 볼까. 정신병을 정신병이라 정의 내리려는 그 행위 자체도 정신병이다. 정신병이란 단어가 존재한다면 모든 행위와 감정은 정신병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정신병이란 단어의 존재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떠한 행위나 감정을 더럽다고 판단하고 있는 인간 역시, 그 행위로써 더럽다고 판단내려지기에 충분한 그럴듯한 이유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충격적인 말 같지 않다고? 난 지금 '추악하다는' 강간과 '아름답다는' 이성간의 사랑에 가치를 매기려 한다면, 그것들간의 거리와 서열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당신들이 그렇게 고귀하고 아름답게 여기는 감정과 행위가, 낙태나 살인과 다를 게 뭐가 있냐고 묻고 있단 말이다. 당신이 정신병이란 말을 존재한다 믿는다면, 이렇게 같은 말을 계속 써내려가는 나의 행위는 물론이거니와 내 주장에 대한 당신의 거부감 역시, 충분히 정신병자의 감정 혹은 행위라고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 Date
- 2006/04/09 22:37
- Category
-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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