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먹구름이 껴서 흐리다. 귀에 들리는 소리는 자동차가 달려가는 나지막한 웅웅거림 뿐이다. 나는 차의 뒷좌석의 오른쪽에 앉아있다. 누가 차를 운전하는지 나는 모른다. 사실 누가 운전하는지 궁금한 적이 없다. 운전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며 그 사실을 의아해하지 않을 것이다.
창 밖을 본다. 차는 한동안 인적이 없는 커다란 도시의 도심지를 달린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고, 불빛도 없다. 간혹 까마귀가 보인다. 까마귀는 매력적이다. 가만히 앉아서 그 윤기 흐르는 검은 커다란 덩어리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다른 세계로 이끌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예부터 까마귀가 사후세계와 현실을 연결하여주는 매개로 일컬어진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물론, 차는 달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까마귀의 눈망울을 볼 수는 없다. 운전석의 유리에 투영되는 풍경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빗방울이 두 방울 창문에 떨어진다. 창문 뒤쪽으로 밀려 내려가는 물방울을 신기한 듯이 바라본다. 어느 빗방울이 먼저 도달할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창문 끝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다른 빗방울들이 창문이 수없이 맺힌다. 빗방울이 차 지붕을 우두두둑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와이퍼의 단조로운 왕복 운동 소리만이 들린다. 앞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빗방울에 일그러져 푸른 숲과, 검은 도로와, 잿빛 하늘만이 보일 뿐이다. 히터가 켜진다. 자동차의 히터 냄새는 무언가 특유의 냄새가 있다. 기계의 냄새일지, 인조 시트 가죽의 냄새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온기와 냄새에 파묻혀 나는 잠이 든다.
눈을 뜬다. 차는 이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도로의 좌우에는 산이 많지만, 도로는 별로 굴곡이 없다. 잿빛 하늘 속의 산은 거대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생명이 없어 보인다.
잠시 지루해진 나는 산이 움직이는 모습들을 바라본다. 거대한 산은, 움직이지 않는듯 하면서도 움직이는 구름과도 같이, 고요히 흘러간다.
그리고 갑자기 울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인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히터의 냄새를 맡으면 울어야만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왜 울어야 할지를 생각한다. 울어야 한다. 이 몽롱하고 음울한 분위기에서는 울기 전의 그 코가 시큰거리는 감각, 물처럼 맑은 콧물이 막 날 때 느끼는 감각,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을 느껴야만 한다. 이유를 생각한다. 그래, 만일 내가 까마귀와 함께 망각의 저편으로 가 버리면 나의 지인들은 얼마나 슬퍼할까. 내가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면. 죽는다면. 없어진다면.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잘못된 행위였다. 병신같이 울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울었어야 했다. 가슴 벅차 이유 없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것만이 숭고한 그 시점과 상황을 가장 영광스럽게 받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창 밖을 본다. 차는 한동안 인적이 없는 커다란 도시의 도심지를 달린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고, 불빛도 없다. 간혹 까마귀가 보인다. 까마귀는 매력적이다. 가만히 앉아서 그 윤기 흐르는 검은 커다란 덩어리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다른 세계로 이끌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예부터 까마귀가 사후세계와 현실을 연결하여주는 매개로 일컬어진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물론, 차는 달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까마귀의 눈망울을 볼 수는 없다. 운전석의 유리에 투영되는 풍경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빗방울이 두 방울 창문에 떨어진다. 창문 뒤쪽으로 밀려 내려가는 물방울을 신기한 듯이 바라본다. 어느 빗방울이 먼저 도달할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창문 끝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다른 빗방울들이 창문이 수없이 맺힌다. 빗방울이 차 지붕을 우두두둑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와이퍼의 단조로운 왕복 운동 소리만이 들린다. 앞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빗방울에 일그러져 푸른 숲과, 검은 도로와, 잿빛 하늘만이 보일 뿐이다. 히터가 켜진다. 자동차의 히터 냄새는 무언가 특유의 냄새가 있다. 기계의 냄새일지, 인조 시트 가죽의 냄새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온기와 냄새에 파묻혀 나는 잠이 든다.
눈을 뜬다. 차는 이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도로의 좌우에는 산이 많지만, 도로는 별로 굴곡이 없다. 잿빛 하늘 속의 산은 거대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생명이 없어 보인다.
잠시 지루해진 나는 산이 움직이는 모습들을 바라본다. 거대한 산은, 움직이지 않는듯 하면서도 움직이는 구름과도 같이, 고요히 흘러간다.
그리고 갑자기 울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인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히터의 냄새를 맡으면 울어야만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왜 울어야 할지를 생각한다. 울어야 한다. 이 몽롱하고 음울한 분위기에서는 울기 전의 그 코가 시큰거리는 감각, 물처럼 맑은 콧물이 막 날 때 느끼는 감각, 그리고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을 느껴야만 한다. 이유를 생각한다. 그래, 만일 내가 까마귀와 함께 망각의 저편으로 가 버리면 나의 지인들은 얼마나 슬퍼할까. 내가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면. 죽는다면. 없어진다면.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잘못된 행위였다. 병신같이 울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울었어야 했다. 가슴 벅차 이유 없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것만이 숭고한 그 시점과 상황을 가장 영광스럽게 받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 Date
- 2007/10/21 00:48
- Category
- phantasmag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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